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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수인계는 무엇인가 본문
만남이 있다면 헤어짐도 있는 법. 언젠가는 조직을 떠날 날이 온다. 떠날 때의 모습이 기억속에 자리잡는 만큼,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인수인계는 중요하다. 조직의 대성과 지속 발전을 위해 인수인계를 했던 경험을 공유한다.
나는 2022년도, 경북대학교 컴퓨터학부의 13대 학생회장으로서 임기를 완료하고 후임 학생회장을 위해 인수인계 자료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그때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글을 적는다.
인수인계 자료에 담아야할 내용
후임자가 최대한 나와 비슷한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는 내가 했던 업무 이상의 비롯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인수인계 자료의 필수 요소로 아래 4가지를 꼽았다.
1. 업무 리스트: 특정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 진행 과정, 힘들었던 점 등
2. 성과 리스트: 특별히 내가 행했던 업적, 구체적인 방법, 누구랑 했는지 등
3. 실수 리스트: 실수했던 기억과 그로인한 영향,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
4. 관계 리스트: 담당자별 역할과 인간적인 성격, 부서 별 역할, 협의체 별 역할
1. 업무 리스트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이다. 내가 그동안 직을 맡으며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를 기술한다.
여러 종류의 업무를 맡은 경우에는 각 업무를 행하기 위해 필요한 배경 지식이나 업무의 진행 과정을 각각 상세히 작성해야한다.
또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힘들었던 부분을 함께 작성하면 후임자의 능률 향상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아래는 학생회장으로서 학생회 운영위원회를 주최했던 업무에 대해 기술한 내용이다.
컴퓨터학부 학생회의 회장으로서 1차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였다. 학생회 임원들의 일정 조율을 위해 최소 10일 전에 회의일자 투표를 개설했다. 일정 투표는 일주일 정도의 일자 중 가능한 날짜를 투표받아 회의날짜를 확정한다. 회의 안건은 후보기간 공약했던 프로그램들의 구체적인 추진 방법 및 일정을 미리 정리하여 참석자들에게 안내한다. 또한 참석자들에게 그동안 진행했던 사업에 대한 단위별 보고를 준비시킨다. 회의 전에 안건을 미리 안내할 때, 기획부에게도 전달하여 회의록 작성을 지시한다.
방학 때에는 구글밋으로 회의를 진행했으며, 진행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한 대략적인 추진 방향은 회장이 사전에 부회장 및 주요 임원과 고민하였고, 회의에서 1~2가지의 방향을 제시하니 신속한 회의 진행이 가능했다.
2. 성과 리스트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프로세스나 시스템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렇듯 직을 맡으며 달성했던 성과를 기술한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는지, 어떠한 어려움이 있었는지, 누구와 함께 했는지를 기술하면 좋다.
아래는 '대구를 빛내는 SW 해커톤' 기획 단계에서 DIP 및 EJN과 협업을 성사시켰던 성과를 작성한 것이다.
과거 SW교육원과 몇 차례 사업을 함께한 경험이 있었기에 SW교육원에서 사업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해커톤 기획 단계에서 SW교육원의 OOO 선생님과의 미팅 과정에서 DIP와의 연계 가능성을 여쭤봤고, SW교육원에서 DIP의 사업에 선정된 사실을 들었다. 해커톤 프로그램의 성격 상 해당 지원사업과의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DIP원장상으로 대회의 훈격을 확대할 것을 요청드렸다.
성공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후원 기업을 물색하였다. 대학 행사 후원 이력이 있거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 및 재단 리스트를 추린 후, 공식 메일 혹은 홍보팀 cold 메일로 후원을 요청했다. IT 업종의 대기업부터 지역의 IT 관련 기업까지 후원 요청을 드렸다. 요청 이메일을 작성할 때에는 행사 취지를 담은 기획서와 함께 후원 시 기업에게 채용 세션을 제공한다는 혜택 내용을 드러냈다. 그 중 컴퓨터학부 출신의 선배님께서 대표로 계시는 EJN에서 회신이 왔고, EJN 측에서 지정하신 담당자를 통해 0만원의 스폰서십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3. 실수 리스트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실수가 있기 마련이다. 실수가 없는게 가장 좋겠지만, 실수를 딛고 일어난 경험은 조직에게 소중한 경험이자 자산이다. 실수를 당당히 드러내고 반복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선임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실수 리스트에는 어떤 업무를 어떻게 하던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는지, 이 실수로 인해 어떤 영향이 발생했는지, 실수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예시로 나의 실수 경험을 공유한다.
학부사무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메일로 소통할 때 과도하게 적대적으로 대했다. 나는 ‘학생회는 학생 권익을 위한 조직이니 수용할 수 없다’는 투로 대한 적이 있었다. 이 메일이 있고난 후, 학부사무실 선생님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더욱 힘들고 사무적인 감정을 많이 느꼈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니, 같은 표현이더라도 듣는 이의 감정을 고려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분명히 상대의 잘못이 확실하더라도, 드러내지 말고 학생회가 실익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수용하고 싶으나 학생회 내부의 반발이 예상되고, 학생들의 협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식의 접근이 학생회에게 실질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4. 관계 리스트
업무 수행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나 조직과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업무를 수행하며 알게된 관련자의 업무범위와 인간적인 성격을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나는 회장인 만큼 학생회 내부의 부서별 역할과 기능을 정리하고, 학부의 대표자로서 참석하는 외부 협의체마다의 역할과 특징도 정리했다.
아래는 그 예시이다.
IT4호관 OOO 선생님
IT4호관 강의실 및 DIY실 관련 업무에 대해 담당하신다. 그러나 IT4호관 관련 요청사항이 있을 때에도 학부사무실 ㅁㅁㅁ선생님과 협의한 후, OOO 선생님께 재요청드리는 절차를 지켜야 한다. 유선상의 소통보다는 대면하여 소통하는 편을 선호하시며 만나뵐 때에는 사무적인 말투보다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가는 편이 더 좋을 수 있다.
IT대학학생회 운영위원회
약칭 단운위라 불리며, 단과대학의 모든 과 회장들이 모이는 자리이다. 중앙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을 공유한다. 2022년도에는 IT대학 학생회의 부재로 IT대학 학생회의 비상대책위원회로서 기능하기도 했다.
마치며
조직을 떠나는 입장에서 후임자를 위해 노력하여 인수인계 자료를 만드는 과정이 고되고 내키지 않을 것이다. 또한 업무를 수행한지 오래되어 기억이 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떠날 때의 아름다움은 당신의 인상을 각인시킬 것이며, 정리하는 과정에서 여러분의 기억을 되살리고 역량 향상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모두 유종의 미를 잘 거둘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reference
이 글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8NcRVRlCjY&t=598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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