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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의 공간
'2022 대구를 빛내는 SW해커톤' 운영 후기 본문
총상금 1000만원, 경북대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2022 대구를 빛내는 SW해커톤' 대회가 드디어 마무리되었다.
6월 초부터 10월까지, 5달 동안의 여정을 정리해본다.
1. 야망
사실 해커톤 운영은 작년(2021년)에도 했었다. 당시 KERT 회장으로서 컴퓨터학부 학생회장과 함께 TF 공동팀장으로 참여했었는데, 당시에는 컴퓨터학부만의 대회이기도 했고 당시 학생회장이 기획을 모두 담당해주어 나에게 부담이 많지 않았다. 첫 해커톤이다 보니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심사 과정에서 개발에 대한 요소가 다소 부족하게 반영되거나, 온라인으로만 진행하여 현장감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본격적인 정말 꿈꾸던 해커톤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1박 2일 동안 야식과 커피와 함께 밤을 새우고 발표까지 하는, 본격적인 해커톤을 만들고자 했다.
짜임새 있는 해커톤을 위해, 후원기업을 섭외하여 자금을 조달받고 싶었다. 학부 예산으로는 상금을 제외한 굿즈, 간식 등을 제공하기 어려웠기에 해커톤에 관심 있는 기업을 찾아 펀딩 받는 동시에, 기업 채용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그중 컴퓨터학부 졸업생이신 박찬제 대표님이 운영중이며 트윕으로 유명한 EJN에서 스폰서십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보내주셨다. 후배의 요청에 선뜻 큰 자금을 내어주신 박찬제 대표님과, 스폰서십 전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모 운영이사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대회의 규모를 키우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컴퓨터학부장상, SW교육원장상에서 한 층 상승하여, 외부기관장 상을 참여자들에게 맛보여주고 싶었다. 해당 기관이 원하는 주제로 해커톤을 진행하는 것은 덤으로 말이다. 관련 기관을 물색하던 중 컴퓨터학부와 연이 있던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현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DIP)와 연락이 되었고, 마지막 시상식에도 기관 관계자분들께서 오셔서 시상을 진행해주셨다.
2. 준비 과정과 현실
SW교육원을 통해 사업 승인을 받은 후, 6월 경 컴퓨터학부 학생회 구성원 8명으로 TF를 꾸렸다. TF팀은 해커톤 주제를 의논했고, 굿즈를 고민했으며, 포스터와 현수막을 디자인했다. 또한 공간, 일정, 시상 등 많은 결정을 위해 머리를 맞대었다. 특히 포스터와 현수막 디자인을 담당했던 친구들이 정말 놀라울 정도의 디자인을 보여주었고, TF팀원 두 명은 해커톤 모집 웹페이지를 높은 퀄리티로 개발해주어 모집부터 마무리까지의 과정을 보다 다채롭게 해주었다.
지대한 꿈을 안고 시작했지만, 생각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코로나를 이유로 학부에서 대면 행사로 승인이 불가하다는 말을 전달받았다. 당시 코로나의 재유행이 우려되던 상황이었기에 학부의 뜻에 공감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비대면 대회로의 전환은 불가피했다. 비대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 일정을 1박 2일에서 2박 3일의 개발기간으로 연장하였다. 또한 주제발표를 앞당겨 참가팀 내에서 미리 주제 선정과 설계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식음료 예산은 굿즈에 투자하여 담요, 에코백, 티셔츠 등 다양한 품목의 굿즈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행히 비대면 상황에서도 많은 팀들이 온 힘을 다해 참여해주었고, 3일 만에 개발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훌륭한 퀄리티의 결과물을 보인 팀이 많이 보였다.
7월부터 8월까지 이어진 현장실습으로 인해 해커톤 운영에 신경을 쓰지 못하던 시기가 있었다. 이 기간 동안 기획안 변경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어졌는데, TF팀원들의 배려 덕분에 내가 중간 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결과만 보고받는 방식을 택할 수 있었다. 이 덕에 현장실습과 해커톤 기획을 병행할 수 있었다.
3. 좋았던 경험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기존에 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을 했다. 특히 팀원들 간의 업무 분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디자인부터 개발, 기획 등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갖춘 우리 팀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task를 나눠 개개인에게 전달했다. 또한 진행상황을 스케줄링하여 전체 일정을 맞추는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 매니징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사람이 어떤 성격이고 어떤 강점을 가졌는지를 명확하고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매니징이 잘 분배되었을 때의 그 짜릿함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외부 조직들과의 소통, 협업 과정도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다. 소프트웨어교육원, 컴퓨터학부 사무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EJN 등 각종 외부 조직과의 협업은 복잡하면서도 신비로웠다. 예의를 차리면서도 필요한 부분을 부탁해야하는, 마치 외교의 영역이라고도 느껴졌다. 특히 학생들의 입장을 헤아려주시는 여러 관계자분들의 배려 덕분에 비교적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학우들에게 개발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 이번 대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았던 것이다. 저학년들에게는 첫 개발 기회로 삼게 하고, 고학년들에게는 그동안 공부한 기술을 활용해보고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보는 기회로 삼게 해주고 싶었다. 이 대회를 바탕으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말이다. 대회가 끝난 후 익명 설문을 진행했는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실력이 성장하는 느낌이 들었다는 소감을 들으니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 기뻤다. 또한 개발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솔직히 많이 행복했다! (여담으로, 이러한 행사 후에 꼭 피드백을 받으려고 하고있다. 참여자들의 속마음과 아쉬웠던 점을 토대로 개선해야 할 요소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4. 아쉬웠던 부분들
물론 모든 과업들이 그렇듯, 공이 있다면 과도 있기 마련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과오을 드러내어 스스로 반성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우선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던 해커톤이라는 점이 가장 아쉽다. 마음 같아서는 학부 건물인 융복합관에서 1박 2일 간 개발하며 커피와 간식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고, 글로벌플라자의 경하홀이라는 멋지고 거대한 공간에서 시장님께 발표하는 그림을 상상했다. 하지만 코로나의 영향은 생각보다 강했고, 꿈과 현실의 간극은 생각보다 컸다. 물론 비대면 환경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행사가 이루어졌지만, 다음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대면 해커톤을 준비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굿즈의 퀄리티와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도 많이 들려왔다. 특히 굿즈의 퀄리티를 고려하지 않고 가성비 위주로 준비하다 보니, 받았을 때의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다시 한번 준비한다면, EJN 이외에도 여타 스타트업 및 지역 기업을 통해 스폰서십을 알아보지 않을까 싶다.
매끄럽지 않은 운영도 여럿 지적받았다. 특히 일정에 대한 부분인데, 운영상의 편의를 위해 임의로 일정을 조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정이 공지와 달라질 때마다 참여자들은 혼란을 겪었다. 특히 심사 결과 발표가 지연되어 문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심사위원분들의 심사 절차가 지연되었기 때문이었지만, 이러한 리스크를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심사과정에 대한 불투명도 아쉬움을 남겼다. 본 대회의 심사위원 및 심사점수는 비공개로 진행되었는데, 이로 인해 심사 결과에 아쉬움이 남은 참여팀도 존재했다. 심사위원들의 심사 기준과, 참여팀인 학우들의 관점 차이라고 개인적으로 평가한다. 결국 심사위원이 우선시하는 요소를 미리 알리지 못한 운영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5. 감상
이번 해커톤은 대학 4년 동안의 기획 경험에 있어 종지부를 찍는 행사였다고 생각한다. KERT 동아리 운영 경험부터 시작해서 각종 대회 운영을 지나 학생회장으로서의 이번 해커톤까지, 여러 번의 행사 기획과 집행을 거치며 성장하는 나를 볼 수 있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특유의 노하우랄까 자잘한 경험이 쌓이니 숙련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유능하면서도 열정 있는 사람들과 함께했기에, 준비 과정이 즐거웠고 일도 믿고 맡길 수 있었다. 과거의 행사 추진에 있어서 나 스스로가 번아웃 왔던 경험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인턴십을 거치면서도 번아웃되지 않고 적절한 업무 분배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무엇보다도 컴퓨터학부 학우들을 비롯해 SW에 관심 있는 많은 학우들이 참여해주었기에 성황리에 마쳤다고 생각한다. 전체 221명, 69팀이 지원하였다. 기존에 150명만 넘기자고 다짐했건만 이보다 훨씬 상회하는 인원들이 지원해주었다. 그만큼 경북대의 SW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대회 운영을 하고자 다짐했었다. 수상하지 못한 팀도 있지만 많은 참가자들이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보여주었고, 다들 내적인 성장이 있었으리라 짐작해본다.
6. 마치며
대구를 빛내는 SW해커톤, 진심으로 에너지를 쏟으며 기획하고, 집행하고, 운영했다. 스스로 성장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고, 아쉬움이 남은 부분도 분명했다. 이러한 경험을 모으고 모아 앞으로 더 좋은 행사를 만들 수 있길 꿈꾸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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